위스키를 즐기다 보면 이름만으로도 가슴 설레는 보틀을 만나게 됩니다.
제가 처음 기록할 위스키는 싱글몰트위스키 소사이어티(SMWS)에서 출시된 "스트로베리 팝타르트(Strawberry pop-tart)"입니다. 숫자로 증류소를 표기하는 SMWS답게 편견 없이 마시는 재미가 있지만, 이름에서 오는 직관적인 유혹은 뿌리치기 힘들었습니다.
보통 위스키 하면 셰리나 버번 캐스크를 떠올리지만, 이 보틀은 독특하게도 호주 쉬라즈(shiraz)와인 캐스크를 사용했다는 점이 호기심을 자극하는 포인트였습니다. 호기심 많은 위스키러버가 마셔본 스트로베리팝타르트의 테이스팅 노트를 공유합니다.

1. 첫 인상과 향 : 코 끝을 스치는 진한 딸기잼의 유혹
잔에 따르자마자 화사한 과일 향이 퍼집니다. 이 보틀은 호주 쉬라즈 와인캐스크에서 추가숙성을 거쳤는데, 그 특징이 명확하게 드러납니다. 일반적인 위스키에서 느껴지는 은은한 과일 향 정도가 아니라, 정말 잘 익은 딸기를 설탕에 듬뿍 넣고 졸여 만든 진득한 딸기 잼 향이 코를 찌릅니다.
신기하게도 시간이 조금 지나면 단순히 달기만 한 향에서 그치지 않고, 오븐에서 갓 구워낸 빵의 고소한 풍미가 올라오기 시작합니다. 왜 이름에 '팝타르트'가 붙었는지 단번에 이해가 가는 순간이었습니다. 도수가 꽤 높은 캐스크 스트렝스(CS) 임에도 불구하고 알코올이 튀기보다는 기분 좋은 달콤함과 고소함이 앞서서 노징(nosing)단계부터 아주 즐거운 경험을 선사합니다.
2. 맛과 질감 : 강렬한 타격감 뒤에 오는 반전의 부드러움
첫 모금에 느껴지는 강한 도수의 타격감은 " 나야~ 캐스크 스트렝스(CS) 위스키!" 라고 외치는 것 같습니다. 하지만 그 짜릿함 뒤 곧바로 혀를 감싸는 건 벨벳처럼 부드러운 질감입니다. 입안 전체에 딸기 사탕 같은 달콤함과 와인캐스크 특유의 붉은 과실 풍미가 꽉 차오르는 느낌이 일품입니다.
더 재미있는 건 입안에서 굴릴 수록 느껴지는 쉬라즈 와인 특유의 묵직한 바디감과 시나몬 같은 스파이스입니다. 처음에는 단순히 달콤한 디저트 같다가도 중간부터는 와인캐스크가 남긴 탄탄한 구조감이 중심을 잡아줍니다. 와인을 즐기시는 분들이라면 이 위스키가 가진 '검붉은 과일의 뉘앙스'를 아주 흥미롭게 느끼실 것입니다.
3. 목 넘김과 여운 : 와인이 남기고 간 우아한 잔상
목을 타고 넘어간 뒤의 여운은 생각보다 길고 우아합니다. 입안에 남았던 진한 과일의 단맛은 의외로 깔끔하게 사라지는데, 대신 코 뒤쪽으로 은은한 베리향과 구운 토스트의 고소함이 오래도록 남습니다. 이 깔끔한 피니시 때문에 계속 홀짝거리게 되는 위스키였습니다. 혼자 조용히 하루를 마무리하며 마시기에도 좋고, 버터 풍미가 진한 디저트와 함께 곁들여도 최상의 마리아주를 보여줄 것 같습니다.
[종합 평가] 와인 캐스크의 매력을 이만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보틀은 드물 듯!
테이스팅 요약 :
호주 쉬라즈 캐스크가 빚어낸 선명한 딸기잼 풍미와 원액의 고소한 밸런스
강렬한 타격감 뒤의 벨벳같은 과실미, 너티한 구조감, 시나몬 스파이스
추천 페어링 :
버터풍미 가득한 스콘, 고소한 견과류
화사한 과실향과 묵직한 바디감을 동시에 즐기고 싶다면 추천!